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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홍보처

2008/07/25

MB가 없애버린 국정홍보처는 노통시절에도 욕을 많이 먹던 기관이었다. 국정홍보처에 관한 옹호 리플만 달면 욕을 먹기 일쑤.

MB가 청와대에 홍보기획관을 신설했다. 이제 와서 왜?

29만원 시대를 되돌아보는 것으로부터 국정홍보처의 필요성을 되짚어 볼 수 있다. 군사독재의 시절, 국민들은 거대한 국가의 존재를 느끼며 살아왔다.

해질 무렵이 되면 학교 운동장에서는 국기 하강식을 했고 모래판에서 놀던 아이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심을 고양했다.

TV에서는 언제나 29만원의 태양권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해외에 나갔다 오기라도 하면 카퍼레이드를 비롯한 장관이 연출됐다. 경제가 어려우면 어렵다고 나오고 수출이 잘 되면 잘 된다고 나왔다. 대한뉴스는 온라인이 아니었지만, 그 시절의 국민들은 유비쿼터스로 전달되는 묵시적인, 거대한 국가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때마침 북의 무력 시위도 종종 일어났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는 강력한 우리 국방에 대한 필요성도 있었다.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서 모든 초등학생이 호돌이를 그렸고 길마다 반공포스터가 나붙고 음반에는 건전가요가 들어갔으며 방방곡곡 캠페인 표어가 나붙었다.

아직도 그런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잊지 못한다. 그리고 그러한 국가 권력이 참다운 국가 권력이라 믿는다. 개인의 일상을 낱낱히 컨트롤 당할 때마다 국가로부터 적극적인 보호를 받는다고 느꼈다.

민주주의의 절차적 시스템보다 카리스마적 이미지를 지도력으로 뽑는 이유도 그러하다. 백단어 공주가 여전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나약해 보이는 안짝에 숨겨진 아버지의 카리스마 때문이다.

시대는 흘러흘러 국민은 국가의 존재를 세금, 국민연금 따위로만 느끼는 시절이 도래하였다. 대통령은 이라크를 방문하여 이벤트를 벌이고 국민과의 대화를 TV에서 중계하는 등 노력했지만 TV에서는 짧막한 요약 보도를 할 뿐이었고 조중동은 연일 대통령 개인을 비꼬기 바빴다. 국정에 대한 비판은 사실 노통 개인에 대한 험담을 위해서 동원되었을 뿐이다.

이 와중에 사람들은 점점 국가의 존재를 잊기 시작했다. 민주주의가 더 일상적인 일이 될 수록 사람들은 국가의 존재를 인지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민주주의 시스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강한 질타를 해서 누가 짤렸다고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고, 대통령 욕을 하기 시작했다. 토론을 좋아하는 대통령을 두고 토론을 하지 않고 권력적인 의사결정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해도 되는 시절이 도래한 것이다.

지역차별 정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당사자이자, 가장 큰 수혜를 본 전전 대통령이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담아 뽑힌 그에게, 사람들은 반민주주의적인 카리스마를 기대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아이콘 그 자체였는데도, 카리스마라는 반민주적인 통치행위를 기대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그는 역시 민주주의의 수호자였다. 국가의 존재는 짧은 시간내에 묽게 희석되기 시작하였다. 대통령의 노벨상은 국가적 영예가 아닌 한 개인의 영예 혹은 음모로 전락하였다. 전 국가 기관이 나서서 대통령 각하의 노벨상을 축하합니다 현수막을 내걸지 않아도 됐다.

그리고 99년 마침내 국정홍보처가 탄생한다. "선전"대신 "홍보"의 시대를 열었다. 이것은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자신감이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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