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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살림

2019/09/03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2530194107033210&set=a.528337757218865&type=3

좋은 글이다.

단,

요리의 세계에서는 계량에 의해서 레시피를 정확히 따르는 것이 중요할 지 모르나, 살림은 요리가 아니고 야전이다.

뭐는 없고 뭐는 있따. 재료도 그런데 조미료 구색이 다양할 리가 없다. 그 중 일부는 또 소진도 못해 썩기가 일쑤다. 요리사가 아닌 주부 입장에서는 그런 조미료를 죄다 구비하기 어렵따. 돈이랑게. 하물며 조리기구도 없는 것이 태반이고 뒷처리나 집안 공기를 생각하면 태우고 불내고 기름튀고 하는 일은 피하고 십따. 나에겐 설거지를 대신 해 줄 보조 요리사도 없고 어디선가 무한으로 공급되는 것 같은 희고 고운 마른 행주도 음써.


캠핑을 좀 다녀보면 타프(야외용 그늘막) 치는 것은 일도 아니다. 혼자서도 기둥 6개짜리를 슉슉 세운다. 그런데, 실제로 타프 치는 실력은 넓은 개활지에서 매뉴얼대로 각 잘잡는 데에 있지 않다. 각 안나오는 자리에서 잘 치는 것이 실력이다. 날씨와 나들이 목적에 부합하게 적당히 안 무너지게만 빠르게 칠 것인지 배수와 태양 위치까지 고려할 것인지, 오늘은 사진도 찍고 친구도 오니까 퍼펙트하게 칠 것인지 판단하는 센스가 실력이다.


양파 50그람을 넣으랬는데 집에 썩게 생긴 양파가 한 뭉텅이다. 양파를 더 때려넣어야겠따. 그럼 설탕 한 스푼을 넣으라고 한 걸 좀 줄여야겠지? 얼마나 줄일까?

바야흐로 김장 하는 법이 백집이면 백가지 방법인 시절을 지나 적당히 맛있고 실패확률 없이 어느 집이나 비슷해져가는 시대가 오고 있따. 아무튼 그리하야 네이버 레시피대로 따라보고자 하는디 배달된 절인 배추 상자에 염도 표시가 안 되어 있네. 집에서 묵은 천일염은 새로 사온 소금 보다 짜던데 염도계로 찍어보고 쓸까. 나는 공대 출신이니까 역시 염도계와 저울을 사야겠어 하는데 엄니가 소금을 한 움큼 집어넣는다. 야 이거 안 싱겁냐.

감으로. 그게 야전이고 살림인 거시다.


사실, 이 글은, "개발환경과 야전상황" 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이다. 핳핳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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