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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함장

    1. 2010/05/07 brunoism #1
    brunoism #1
    2010/05/07 22:03








    맥주를 사오라고 했다. 내일 중요한 공연이 있다고 말했지만 못 들은 척 침묵만이 들려왔다. 난 버터구이 오징어가 좋아. 꼭 버터구이여야 해. 전화가 끊겼다. 아홉시 뉴스가 끝날 때 즈음 맥주 세 병을 사 들고 병이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엘리베이터가 없는 낡은 아파트의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 철문 안쪽에서 딸그락 소리를 들은 고양이가 야옹 소리를 냈다. 잘왔어. 더워서 맥주가 생각났어. 고양이가 나를 보고 싶었는지 다리춤에 안겨서는 떨어지지 않았다. 야옹야옹 우리집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야옹야옹 보고 싶었어요. TV가 혼자서 떠들었다. 코미디프로를 틀어놨다. 깔깔거림과 침묵이 교대로 이어졌다. 그게 침묵인 줄은 몰랐는데 수족관 펌프 소리와 시계의 초침소리와 오르막을 오르는 마을버스 소리를 듣고 아 조용하네 왜 우린 말이 없을까 했다. 편의점을 두어번 더 다녀왔다. 그때마다 딸그락 소리를 내며 5층 계단을 올랐다. 아침밥 해줄게. 그냥 여기 있어. 수족관에서 물거품 소리가 났다. 초침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마을버스 막차가 지나갔다. 씻고 뿔테 안경을 다시 쓰고 누웠다. 먼저 잠드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벽쪽을 바라보며 등을 돌려 누웠다. 몸을 웅크린채 가만히 벽을 보았다. 벽지에 그려진 노란 꽃들이 익숙했다. 가느다란 팔이 내 어깨를 감쌌다. 그녀가 말했다. 건드리지마. 미열이 느껴지는 뺨이 목덜미에 닿았다. 그냥 그대로 있어줘. 이 후 그녀가 무엇인가 몇 마디 속삭였지만 마침 마을버스가 지나갔기에 알아듣진 못했다. 고양이 하품 소리가 들렸다.

    1부 끝.








    이 글은 고독하고 시크한 도시남성 bruno군과는 일절 관계가 없습니다만 또 모르지요.

    dawnsea
    2010/05/07 22:03 2010/05/07 22:03
    tag : 부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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