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환경에 대한 기여의 절대값이 중요한가? 중요하다. 그런데 그보다는 성취감이 중요한 느낌이다.
웰빙 열풍 속에는 나도 중산층이라는 확인심리가 들어있다.
웰빙의 본질인 개인 건강과 환경 개선에 대한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다.
공정무역 커피나, 기부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본질보다는 현상이 중요한 시대다.
본질보다 사용자가 느끼는 체험의 만족도가 중요하다.
선악설이나 벤담의 쾌락을 말하자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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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관점에서 보면,
월드비전은 기부 프로그램에서 기부를 받는 당사자의 엽서와 사진을 중계해준다.
이것은 새로운 체험이다.
기부 활동에 대한 체험을 제공받고 사용자는 돈을 지불한다.
여기서 지불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지만
어쨌든 UX 입장에서 이것은 기부 UI에 대한 비용이다.
공정무역 커피도 마찬가지다.
공정무역으로 커피를 비싸게 사오는데 드는 미용보다 미디어에 들이는 비용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용자는 더 많은 성취감을 얻고, 더 많은 소비를 할 것이며, 결과적으로는 공정무역에 대한 총 기여량이 확대된다.
실제로는 공정무역과 별 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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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밥 먹는 차원에서 생각해보자.
요즘 잘 나가는 포스퀘어 서비스에 다음과 같은 제휴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다.
비씨 카드로 공정무역 커피를 드세요.
10잔, 100잔 마실때마다 배지를 부여합니다.
배지를 받을 때마다 트위터에 자동으로 올라가며
해당 일에는 포인트를 두 배로 드립니다.
이렇게 되면 공정무역의 "공정"보다는 공정무역에 눈꼽만큼 기여했다는 "체험적 가치"에 대한 지불이 더 커지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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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신발 데이터를 스마트폰을 경유하여 트위터와 포스퀘어로 연동하면 어떨까?
지난달에 당신이 아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나무 두 그루이며 배지를 부여합니다.
이것은 실로 선행의 부가가치 확대라고 말할 수 있다.
이미 본질에서는 벗어난 느낌이지만 체험적 가치를 제공하여 더 많은 소비를 낳게 하고 이 불필요한 과다 소비가 본질적인 총 기여량 확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기업도 좋고 소비자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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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으로는 미국인들이 조금씩만 에너지를 아끼면, 중국 브라질 등의 국가가 환경 규제를 조금만 더 하면 그 외 국가의 국민들이 환경에 대해서 낑낑대는 것보다 지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의 PR활동과 친환경 제품은 듀퐁사가 설립된 이래 이미 예전에 그 본질적 가치에서 분리된 것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