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쥐스킨트 작품.
향수로 뇌를 25단 콤보로 내리찍었던 그 작가다.
삽화 작가를 따로 명시할 만큼 삽화가 중요한 포션을 차지하는 작품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냥 글만 죽죽 읽었다. 원래는 삽화에 대한 관심이 좀 있는 편이지만 아마도 향수의 여운 때문에 빠르게 읽어넘긴 것 같다.
파작가의 향수를 읽고 아 이 사람은 이야기를 엮는데 능통하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책에서는 주변 잡담에 대한 소소하면서도 세심한 묘사,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놀라운 관찰력, 그리고 그것을 풀어내는 모습에 놀랐다.
좀머씨 이야기의 플롯은 별것이 없다.
그냥 멍한 아웃사이더의 멍한 죽음. 언뜻 그를 바라보는 소년의 성장소설인가 싶다가도, 아웃사이더 좀머씨의 멍하고도 평탄한 소외적 죽음이 중심이다.
아아아 이 각박한 시대의 수많은 좀머씨들의 멍하고도 평탄하고도 소외적인, 문화적이고도 정신적인 살인은 얼마나 무서운가.
작가 소개 부분을 보고 처음으로 알았다. 파작가는 제정신이 아닌 인간이라는 것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