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ntertain.naver.com/movie/now/read… ... 라고 합니다. 점심시간 기념 망글 제조.
악의 무리들이 예고한 공습까지 5년 남았는데, 우리가 속한 "태권브이 미래창조 연합센터"에서 지금까지 제대로 나온 것이라곤 기막히게 멋있는 대외용 홍보 영상과 이제는 아이들의 견학 코스로도 팔리지 않는 거대한 홍보관 뿐이다.
그마저 영상 제작 회사 선정 과정도 조사중이고, 홍보관 건설 관계자와 부지 선정 과정 담당자, 부지 보상 담당자 모두 검찰에 줄소환됐다. 여의도에 만든 "태권브이 미래창조 스타트업 연합 협회관" 에선 연말연시를 맞아 송년회 유치에 여념이 없지만 뭐 하나라도 불똥이 튈까 역시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한다.
검찰에 불려간 협회장은 올곧은 충성심으로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지만 사방에서 나혼자 죽을 수 없다며 줄줄이 비엔나처럼 먹은 돈, 뜯은 돈, 만들어준 자리들에 대한 기사가 매일매일 터져나오고, 산학연계 정부자금에 대한 고소고발이 줄을 잇고, 유령 협력사에 빼돌려진 자금을 찾는다고 수사기관이 뺑이를 치고있다.
내가 처음 이 센터에 들어왔을때에는 그래도 꿈이 있었다. 표절 디자인에 사대강 로봇 물고기보다도 무모한 기획, 국방과 로봇에 대해서는 1도 모르는 낙하산들이 들어올 것이라는 것은 원래 나의 계산 내에 있었다.
나를 추천해주신 교수님의 연구와 나의 작은 기술이라면 궁극의 결전 병기인 "배꼽에서 미싸일"만은 완성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입사 2년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곤 hwp로 말도 안 되는 회계를 짜맞춘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과, 홍보팀에 전달할 허무맹랑한 보도 자료를 검수하는 일이 전부였다.
게다가 추천서를 써준 교수님은 미래부 블랙리스트에 들어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조종사로는 정모씨가 이미 낙점되어 있었는데 무인조종을 주장한 교수님의 논문이 자꾸 인용되면서 정권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 이유다. 어차피 조종사 풀에는 15인의 정예 파일럿이 있어서 침공 D-day에는 아마도 이들 중 하나가 출동하리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정씨가 사실 신체검사부터 떨어졌다는 사실은 센터 내부의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지만 어쨌든 그는 홍보영상을 찍고 해외 출장으로 300일을 소진하고 있었다.
이런저런 와중에 어제는 최초의 고효율 액츄에이터 시운전이 있었다. 그래도 한국사람이라고 우리 팀에선 막걸리와 머릿고리를 준비하려고 했었다. 말하자면 일종의 작은 고사를 지내는 일이다. 하지만 우릴 기다린 것은 거대한 굿잔치였다. 조국통일과 무사고 기원 및 악의 무리 소탕을 위한 씻김굿이라며 용하다는 무당이 왔다.
안 그래도 소리가 울리는 정비도크는 아침부터 바라의 쨍쨍 소리에 아수라장이 됐다. ERP에 들어가보니 저 무당을 부르는데 삼천을 썼댄다. 아아...우리가 악의 무리를 막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