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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리턴즈

201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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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스무살 즈음, 술퍼마시고 아프던 시절, 신경숙을 꽤나 읽었다. 연재가 있던 계간지나 모모문학상 수상집 같은 것도 챙겨보았다. 주말 아침이던가 독서 프로에 초대된 신경숙은 촌스런 고리바지 같은 걸 입었던 것 같다. 최명길이 진행하는 라디오 인터뷰를 녹음했다.

시간이 조금 더 흘러 나는 여전히 술퍼마시고 아픈 상태였던 것 같다. 신경숙은 여전히 정읍 어딘가의 버스정류장에 있었다. 스포츠신문 같은 먼지가 풀풀 날리던 신작로 울궈먹기는 뭐 괜찮았다. 문체주의자라는 비난도 감수할만 했다. 그런데 뭔가 묘한, 아주 묘한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타고난 스토리텔러라는 신경숙에게서 어떤 고도의 테크니션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문학적 자산이었던 정읍과 구로공단의 풍경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아. 그 때 그 날나리는 날나리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채 여전히 정읍 어딘가의 버스정류장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구나. 뭐 그런 글을 보고 난 후 부터인 것 같다. 그 후로 더 이상 신경숙을 읽지는 않았다.

더 시간이 흘러 나는 여전히 술을 퍼마셨지만 그다지 아프지는 않은 시절이 왔다. 표절 기사를 보았다. 마침 집도 좁은데 읽지도 않는 책들을 왜 그리 싸들고 있냐는 아내의 핀잔을 들었다. 신경숙의 절반은 수요일 재활용 수거일에 집을 떠났고, 절반은 신혼집 서재가 텅텅 비었는데 채워넣을 책이 없다는 동료에게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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