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박스에서 암컴파일러 계통으로 개발환경을 재구축해볼까 하는 마음에서 한동안 먼지 썩었던 페도라 코어2를 켰다..
전에 뭔가 찝쩍대고만 찌질한 쓰레기들이 누적됬는지 디렉토리들은 너덜하고 기억도 안 나는 자취들만이 사방에 잔뜩이다.
그리하여 한글 문제 하우투 찾는 것이 악몽이었던 페도라와 작별을 고하기로 결심하고 오늘 하루 사이에 우분투 리눅스를 깔았다가 -> 한컴리눅스 최신버전을 깔았다가 -> 도로 우분투를 깔았다.
우분투는 일단 예쁘다. 데스크탑으로서 손색이 없다. 6.10 엣지 에프트이다. 아직 IP 문제가 있어서 인터넷 연결은 되지 않았다. 내부망만 붙었다. 따라서 이런 저런 짓들은 하지 못했다.
맥삘나고 이거저거 된다는 XGL 까지는 아직 못해봤다. 보안상 기본적으로 로컬에서도 root 로그인이 안 된다. 설치 과정에서 root 암호를 묻지 않아서 황당했다. sudo 명령어로 우회 가능하지만. sudo passwd root 로 한 번만 우회 한 후 X11/gdm 설정에서 root 로긴 가능하도록 바꾸길 권한다. 여전히 구식 세대라서 어쩔 수 없다 -_-;
여튼.
패키지 원격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네트웍 문제가 있어서 일단 보류이다. 보안에 관계된 문제이다.
그에 따라 삼바 구동에 실패했다. 엑스매니저마저도 안 됬다. 이는 알고보니 네트웍 문제는 아니었다. 여차저차 해서 애정이 깊은 한컴리눅스 최신버전을 깔아보았다.
낯익은 아나콘다삘의 인스톨러가 실행된다. 우분투의 모던하고 완성도 높은 분위기와는 구분가는 정겹고 촌스러운 인스톨러이다. KDE 삘의 윈도 혹은 토이느낌의 GUI이다. 한글 구현은 충실하다. 그냥 윈도우 쓰는 것 같다. 허나 우분투 화면에서 느낀, 리눅스가 아닌 뭔가의 새로운 오에스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한컴 리눅스는 천상 리눅스였다.
예전에 아주 잘 썼던 윈도우 터미널이 바로 보였다. 요즘에는 연결한 터미널 서버가 없어서 확인은 못 해 보았다.
역시 엑스매니저 설정에 문제가 있다. 도로 우분투로 돌아가기로 했다. 우분투는 CD 한 장만 꽂으면 바로 부팅이 된다. 그 상태에서 데스크탑의 이런저런 것들을 거의 다 해볼 수 있다. 인터넷 설정되고 파폭 뜨면 다 된거다.
엑스매니져 설정의 문제는 윈도 XP 서팩2의 방화벽 문제였다. 방화벽을 내리지 않으면 엑스매니져 접속시도 후 한 참 후에 그놈 에러가 난다. 방화벽을 내려야 한다. 매스스토리지가 구현되어 있는 엠피쓰리를 꽂으니 바로 인식된다. 신난다.
윈도우 네트웍에서 IP를 치니 도메인 로그인까지 그냥 한 큐다. XP의 공유 폴더에 어딘가의 바이러스 공격으로 이미 이상한 파일이 들어와 있다 -_-;
...
요즘은 예전 보다도 더 다양한 배포본들이 있나보다. 커널 2.2 대 PPC 개발하던 이후로 리눅스랑 바이바이 해서 별로 쓸 일은 없지만. geeky 한 사람들이 주도하던 시절과는 사뭇 다른 양상인 것 같다.
데비안 한 번 안 깔아보고 20세기가 가버렸으니. 역시 나는 geek 하고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뭐 알짜리눅스도 알고. 커널 개발도 해봤으니 얼치기 혹은 찌질이 리눅서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사실, 임베디드 개발자에게 있어서 리눅스 배포판은 원래가 중요하지 않은 편이긴 하다. 쓰는 툴체인은 배포판과는 관계도 없고. 그렇다고 이맥스나 VI를 비롯하여 오리지널 툴들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이클립스하고도 안 친하니 삼바 연결 잘 되고 엑스매니저 잘 뜨면 장땡인 종족에 속한다.
rdesktop 이 기본이라는 이유로 가장 좋아했던 배포본이 한컴 리눅스였으니, 많은 geeky 한 리눅서들에게 살짜쿵 있는 모종의 우월감과 순혈주의, 혹은 종교적 순결성하고는 배치되는 셈이다. 오픈소스, GNU, 스톨만, 데비안의 사상도 모르는 주제에 떠먹여주는데로 쓰는 무개념 유저랄까.
그래도 그런 리눅서들을 여전히 존경한다. geeky 한 이상주의자들 덕분에 나는 편하게 줏어먹는 것이다. 두 달에 한 번 하는 오픈소스 정례모임에서 뭔가 기여를 하고도 싶은데 아직은 밑천이 별루 없어서 조금 미안하고 뭐 그렇다.
이번 주말에 스톨만 온다는데 영어 못 알아 먹어도 얼굴 구경은 하러 가야지.